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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여행가

파리 여행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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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휴가에 다녀온 파리-스위스 여행 후기를 1년이 되기 전에 적어봅니다.

3n년 인생을 통틀어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이라 마치 한달 전의 일처럼 아직도 세세하게 기억이 나는데요,
들떴던 기분은 가라앉아있으니 다녀온 사람의 시각으로 차분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Day1.

여행의 시작은 스케줄링 아니겠어요?

분초단위로 짜여진 스케줄링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곳을 어떻게 이동할지 찾아보는 그 과정을 거치면서도 여행의 묘미가 살아납니다
 
저의 성향은 시간이 정해진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분단위로 시간을 계산해서 움직이진 않습니다.
갈 만한 스팟 몇 군데를 골라놓고 꼭 가고 싶은 곳은 가보고 그 다음엔 시간과 동선에 맞춰서 움직이는 타입이라 유연성이 있는 편인데요,
6~70% 의 J 성향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여행에 앞서 작성했던 스케줄 표 입니다.
27일 업무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퇴근하면서 얼마나 들떴던지도요

 
인천공항까지 기차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다 기억이 날 만큼 저에겐 아직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9시 5분 출발하는 파리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게이트로 가는 길입니다.

눈 앞에 내가 탑승할 에어프랑스가 보였던 순간,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내식과 미니 와인도 먹어봤구요.
고기가 들어간 기내식은 맛있었고, 와인은 너무 쌉쌀해서 제 입맛엔 맞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중국을 가로질러 유럽 대륙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샤르드골 공항까지 도착하려면 9시간이나 더 남은 시점이었네요.



 
 

몇 번을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덧 샤르드골에 도달해갑니다. 
샤르드골에 거의 도달하였을 때, 에어프랑스는 기내에 프랑스 국기 색깔의 조명을 켜줘서 내리기도 전에 파리에 도착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파리 공항에서 시내까지 약 1시간동안 택시를 타고 파리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30분이면 갈 거리였는데 비가 엄청 많이 왔고, 도로에 물이 가득차서 차가 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도시의 고질병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수가 전혀 안되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서서히 정체가 풀려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공항 쪽에는 현대적인 큰 건물이 많았는데, 점점 파리 도시쪽으로 들어가면서 유럽 건물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와 내가 유럽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감격 그 자체.... 

 
사진 보니 또 가고싶은 마음이 한 가득 드네요
 



숙소에 도착하고 1시간 가량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비가 그쳐서 저녁 산책하러 나가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호텔 앞 전경인데 그저 길거리인데도 느낌이 남다른 파리입니다.
 

제가 머무른 숙소는 ‘이비스 파리 투어 에펠 캄브론 15엠므’ 인데요,
파리에서 2박만 할 예정이라 가성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했고, 명소들과 가까운 15구에 위치하길 원했습니다.
15구가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1박 가격이 대부분 극악했지만, 저는 에펠탑 전망도 딱히 필요없었던 지라 위치와 청결도를 보고 숙소를 골랐습니다. (후기를 보니 간혹 에펠탑 전망의 방으로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요청사항에 남겨봤는데, 그냥 옆건물 뷰에 당첨)

파리에서 가성비 숙소를 고르고 후기를 보면 ‘bedbug’ 라는 단어가 엄청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걱정했었지만 다행스럽게 빈대가 있진 않았습니다. 대신  원룸 마냥 좁았고, 화장실 문 아래쪽이 뚫려있어서 화장실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올 수 있다는 문제가.. 허허

큰 단점은 없지만 큰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는 숙소였던 것 같고, 혼자 지내기에는 괜찮은 방이지 않을까 싶어요!



 
호텔 주변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한 식당에 들어가서 피자를 먹었습니다.
이게 원래 프랑스 피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처럼 토핑 많은 피자는 아니고 밀가루 빵과 치즈맛으로 먹는 피자였습니다.
워낙 짜고 퍽퍽해서 한국사람들이 먹던 피자와는 거리가 멀긴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앉아있는 파리 식당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렇게나 많이 봤던 장소라서, 분위기와 풍경을 흠뻑 즐기면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서 봤던 딱 그런 느낌!



이 곳에 내가 앉아있다니!
 


Day2.
언제 비가오고 흐렸냐는 듯, 아주 화창하고 맑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유럽 7,8월이 무척 덥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 운이 따라줬던건지 걸어다니기에 딱 좋은 선선하고 맑은 날씨가 많았어요!

전날 밤에는 정신없어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주변을 둘러보며 버스를 타러갑니다.
기분탓인지, 유럽은 꽃도 과일도 하늘도 색깔이 더 쨍하게 보이더라구요, 명도와 채도가 높아서 더 아름답고 생동감있게 느껴지는게 신기했습니다


 
 
파리여행의 첫 행선지는 몽마르뜨 언덕입니다.
이곳은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는 길가입니다. 어딜가나 이렇게 예쁜 건물들이 있어서 눈길이 가는데요, 아래 사진의 식당이 엄청난 맛집으로 구글맵에 나왔었는데 시간대가 맞지 않아 스쳐지나갔던 곳입니다.


 

몽마르뜨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 테르트르 광장에 있던 크레페 가게도 귀여워서 한 컷 담아봅니다.


 

테르트르 광장엔 문인과 화가들의 마을 답게 사람도 바글바글하고 작품들도 즐비하게 전시되어있었는데요, 듣기로 프랑스는 예술가 양성을 위해 이 곳에서 거주할 경우 일정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지원이 있다면 막 커가는 예술가들 입장에선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으니 좀 더 예술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정부지원들이 프랑스가 예술의 도시로 명맥을 잇도록 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래 사진은 너무나 많이 보셨겠지만, 몽마르뜨에서 그토록 유명한 사랑의 벽 입니다.
전세계 언어들로 '사랑해'라는 말을 써서 벽을 만든 곳이고, 로맨틱한 히스토리와 인증샷 찍기 딱 좋은 공간으로 명소가 되었어요

여행하면서 한국사람들을 많이 못봤었는데 이곳에 많이 계시더라구요,
생각보다 그렇게 크진 않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멀리서 후딱 찍고 나왔습니다.
 

몽마르뜨 언덕 위에서 경치를 봤어야하는데… 사실 그거 보려고 올라가는거잖아요?
하지만 그 곳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멋있고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변을 거닐다 내려왔습니다.



몽마르뜨에 발만 담근 느낌이긴 했지만, 파리에 머무르는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파리 시내로 움직였습니다.
 
 
 

파리의 유명 명소를 가보는 것도 좋았지만
편집샵을 너무 구경해보고 싶었고, 파리의 도심을 제대로 걸으면서 파리 일상에 그대로 감겨보고 싶었어요..
 
 
언덕에서 한 참을 내려와서 마레지구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마레지구는 훨씬 유럽유럽한 감성으로 스트릿이 쫙 펼쳐져 있었어요
차들도 많지 않고 유유히 다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재밌던 포인트는, 프랑스 사람들이 옷을 너무너무 잘 입어서 핀터레스트를 실물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워낙 작은 두상에 긴 팔다리로 간단하게 입어도 그렇게 멋스러워 보이더라구요..

 
 
 

드디어 Merci에 도착했습니다.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편집샵인데요
인테리어 아이템부터 패션 아이템까지 여러가지를 망라하고 있는 소품.편집샵이었어요
 

컵, 트레이, 수저 등 아이템들도 하나하나 감각적이고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제품들이 많았어요



너무 돌아다녔더니 좀 힘들어서 쇼파에 앉아 쉬고있었는데
제 눈앞에 셔츠에 슬랙스만 입어도 멋진 여성분이 계셔서 뒷모습만 찍어보았어요..





욕실 용품들도 아주 많습니다,  비누받침으로 써도 될 듯한 세라믹 트레이도 보이구요
왜 비누 하나하나까지도 다 너무 아기자기거죠…?





에밀리 파리에 가다' 를 보면 미국인인 에밀리가 세상 화려한 색깔로 옷을 입고 파리 사무소에 출근했을때 파리지앵들이 에밀리를 보며 귀여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파리의 거리를 걷다보면 왜 그 장면이 나오는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채색 베이스로 입거나, 데님을 주로 입고있어서 화려하기보단 클래식하고 베이직한 느낌으로 코디하더라구요
 
 

 
미국인 에밀리는 세상 화려한 핫핑크 색을 입었고, 파리에 사는 카미유는 네이비 톤의 정제되고 시크한 자켓을 입은 것만 봐도 두 패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고 있죠
 
 


이곳은 마레지구에서 빠져나와 정처없이 한참을 걷다가 찾은 공원입니다.
보주공원인데요,
사실 저는 이 공원이 그리 유명한 곳인줄 모르고 더운 날씨에 젤라또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여러 매체에 나왔던 아주 유명한 장소더라구요! 
파리를 다녀오고나서 '에밀리..' 를 다시 보는데 이 공원이 나와서 신기했답니다!

공원이 크지 않고 건물에 둘러싸여있는 구조이지만 답답하지 않고 평화롭고 아담한 느낌이 들어요

 
공원에 한가로이 누워서 책을 읽고 맛있는걸 먹으며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해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항상 이런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살아온 환경과 역사가 다르다보니 여유로운 문화만을 찾을 순 없겠지만요
 
 

 
 
드디어 에펠탑을 봅니다

에펠탑은 생각보다 매우 컸고 낡고 색깔이 어두웠어요
사진으로 보아왔던 낭만적인 느낌은 생각보다 덜 했지만, 그래도 에펠탑이니까!

밤에 반짝거리는 불이 켜진 에펠탑을 보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화이트에펠은 못봐서 지금까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파리로 여행가시는 분들은 꼭 한 번 화이트 에펠을 보며 낭만을 즐겨보시길!
 
 
이렇게 파리에서의 짧은 여정이 끝이나고
스위스로 넘어갈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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