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5
자연에 휘감겼던 하루를 보내고 난 뒤
몸이 좀 지쳐있어서 (심한 운동부족)
이번엔 도시를 유유히 다녀보고자 인터라켄 근처의 작은 도시인 루체른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이 날은 비가 내렸었는데요
차분하고 고요해진 스위스의 또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답니다
(한편으론 융프라우 산행을 하루만 늦게 잡았어도 정상을 못 봤을거라는 생각에 조금 아찔😨)
루체른까지는 역시 미리 끊었던 스위스패스를 이용해서 편히 다녀올 수 있었어요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까지는 두 시간 남짓 걸리지만 풍경이 워낙 아름답다보니 시간은 금세 흐릅니다
멍 때리며 창 밖을 보며 보내는 시간이 힐링되더라구요
숲멍 호수멍을 그렇게 했다는..
아,
스위스패스를 끊었더라도 타이밍이 안 맞으면 좌석이 없어 서서도 많이 간다던데
저는 한번도 그런 이슈 없이 편히 앉아서 여행했었답니다
돌이켜보니 참 운이 따르는 여행이었던 것…😌
인터라켄은 산이 많고 오두막 집들과 낮은 건물들이 주된 풍경이라 유럽하면 딱 떠오르는 첫 모습과는 약간 거리가 멀 수도 있그든요
루체른은 역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다보면
유럽유럽한 건물들이 많이 보이고 중세의 분위기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듯한 구시가지가 보존되어있어서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유럽 모습에 좀 더 가까웠던 듯 합니다
루체른 시내의 모습인데요,
고풍스러운 옛 건물들이 꽤나 많이 보이지요
도로는 깨끗하고 차들도 많은데 건물은 옛스러운 모습이 희한하게 어울려서 멋드러지지요
이게 유럽이지!
하는 느낌은 확실히 인터라켄 보다는 루체른이 우세합니다
미녀와야수의 벨이 사는 듯한 그런 동네랄까요? (거긴 프랑스라고 듣긴했습니다만)
루체른에 위치한 미술관도 가볍게 둘러봅니다(스위스패스로 미술관과 박물관도 무료관람!)
Sammlung Rosengart
미술에 대해선 식견이 얕으나 유럽의 미술관은 어떨지 궁금도 했고,
비오는 날과 아늑한 미술관에서의 차분한 감상이 잘 어울리는 듯하여 설렌 마음으로 전 날에 급히 잡았던 동선입니다
마음에 들고 재밌는 작품들은 한 컷씩 담아왔는데요
제가 너무도 애정하는 느낌만 담아놓은 요 그림…
차갑고 차분한 색감에서 풍기는 쓸쓸함이 마음에 들어와버린 그림이라 담아뒀다가 종종 열어보기도 하구요
이거슨…
여러가지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배치를 해놓은 모습이 귀여워 일단 찍어보았어요
미술관을 나오니 비가 조금은 그쳤던 거 같아요
해도 뜰랑말랑 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다닐때 더워서 찐덕찐덕하고 그늘 찾아 다니는 것 보다는
살살 비가 오더라도 쌀쌀한 날씨가 더 여행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비오고 흐린 날씨에 슬퍼하진 않는 편입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예전엔 여행다닐때 화창한 날씨를 선호했고 비가 오면 날씨 운이 안 좋다며 우울했었는데요,
비가 조금씩 오는 것도 그 지역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거니 오히려 좋은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은 여행다닐때 날씨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 비오는 날도 즐기게 되었다지요
놀러까지 왔는데 날씨 안 좋다고 우울해하긴 아깝잖아요🙃 (고작 날씨에 내 여행 망칠순 없지, 좋게 생각하려 한다는 뜻)
꽃 장식이 엔틱한 이 다리는 카펠교입니다
루체른에서 가장 유명하고
루체른 역을 내리자마자 볼 수 있는 큰 다리이죠
카펠교 아래를 흐르고 있는 로이스 강과
저 멀리 보이는 유럽식 건물들
어둑한 하늘이 조화롭게 보여 운치가 느껴집니다
카펠교에서 머지않은 곳에 꽤나 거대한 성당이 있습니다
Jesuitenkirche Hl. Franz Xaver
유럽의 성당을 가보는것도 경험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버킷 하나를 이뤘네요
매체에서 봤던 것 만큼이나
천장은 높고 정교하고 너무나 수려한 양식이 놀라워 몇 번이고 고개를 두리번 거리게 되었다지요..
성당 자체가 하나의 큰 작품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17세기의 바로크 양식 건축물은 멋짐과 아름다움 그 자체
성당에서 나와 다시 로이스강 쪽으로 돌린 이유는?
오리 구경하러!
하얗고 큰 아이는 백조일까요
어린이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몸은 둥글면서 크고 주황색 부리에 검은 얼룩이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더라구요
귀염🐤🦢
카펠교가 있는 곳은 구시가지 쪽이었다면
좀 더 위로 올라가서 신시가지의 루체른 시내를 구경합니다
특징적인건
마치 명품 거리처럼 고가 브랜드매장이 매우 많았고(특히 시계)
신시가지답게 중세 느낌을 살린 현대식 건물이 많아서
루체른은 중세와 현대의 느낌을 모두 갖는다는 것이 이색적이었달까요
이리봐도 저리봐도 멋있는 것 뿐
루체른 여행을 계획한 분들이라면 한번쯤 거치고 지나가는 조각상인 ‘빈사의 사자상’ 입니다
‘궁을 지키다 전멸한 스위스 용병을 기리기 위한 조각상’ 정도로만 정보를 확인하고, 얼마나 늠름한 모습인지 궁금했는데요
막상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크진 않다. 사자가 정교하게 잘 표현되었다. 근데 창을 맞고 쓰러진 모습이 슬퍼보인다. 사자상 주위에 적혀있는 뭐라고 적힌걸까’
등의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나중에 찾아보니 지휘관들의 이름과 병사들이 몇 명이었는지를 조각하여 안타까운 희생과 숭고를 기리는 문구라고 합니다.
그들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일부러 용맹한 사자의 모습보다는 얼만큼 고통스러웠을지를 보여주는 듯한 사자의 모습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인상깊은 장소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곳에 가면 실제로 관람객들도 조용하고 왠지 숙연한 분위기가 든답니다
사자상을 보고 내려오다보면
작지만 예쁘고 아담한 카페겸 바가 있었는데 커피가 아주아주 맛있거든요!
사진을 찍어오지 못했지만 꼭 들러보시길!
Alpineum Kaffeehaus°Bar
사자상 있는 곳에서 조금 빠져나와
루체른 시내를 걷다보니 또 다른 성당이 보였어요
성 레오데가르 성당 입니다
멀리서 부터 뾰족하게 솟아있는 첨탑이 보여서 어떤 건물인지 궁금했거든요
한 번 더 성당을 구경하고자 올라가는데
계단 앞에서 알펜호른 연주가 시작되더라구요,
첨엔 그냥 오 ㅏ 신기한 악기다~ 했는데
왜 이런 행사가 진행되었는지 그날 밤에 이유를 알 수 있었지요
루체른 구시가지에서 봤던 바로크양식의 성당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어요(찾아보니 고딕양식)
좀 더 간결하고 화려하기보단 담백한 느낌이었고
그래서인지 경건해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용히 기도하는 분을 따라 저희도 앉아서 무사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작은 기도를 드립니다
블로그를 정리하며 고딕과 바로크의 차이가 (뒤늦게) 궁금해져 찾아보았는데요
고딕은 종교적 열망을 상징하는 하늘로 솟는 뾰족한 탑, 아치형태의 천장이 특징적이고
바로크는 역동적이고 현란하며 가장 화려한 양식이라고 하니
두 성당이 확연히 다른 양식의 건축물이라는 것을 늦게나마 파악해봅니다🥲
이렇게 관광을 모두 마치고
리기산을 갈까 했는데 벌써 저녁으로 저물고 있는 시간대라 리기산까진 가지 못했고
인터라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흐린 무채색의 날씨지만 이로인해 도시의 느낌이 더 살아나서 멋진 루체른… 🏰
다시 인터라켄으로 돌아가는 기차안
여전히 비가오는 인터라켄
채도가 높았던 인터라켄에서 톤다운된 색채가 느껴지네오
추위를 많이 타는데 우중에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힘들긴했던 것 같아요
기차에서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
브리엔츠에 잠시 정차하였을 때
마침 떠있는 무지개를 볼 수 있었어요
스위스 여행에서 무지개라니…
이쯤되면 좋은 추억만 만들라고 해주시는건가 ☺️
위에서 말했던 알펜호른 행사가 있었던 이유는요
이 날이 스위스 국경일이었답니다!
그래서 평일인데도 열지않은 상점이 많았던 거였고
작은 행사들이 종종 보였던 거여요
국경일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숙소 바로 앞에 굉장히 넓은 광장에서 불꽃놀이를 하는거있죠….
피곤에 쩔어있던 나자신 갑자기 방방 들떴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그 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인터라켄 거리에서 맥주 한 잔을 사려고 카드를 건넸는데, 결제 오류로 안 되는겁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맥주를 못 사겠다 했지만
“괜찮아! 축제잖아!” 라며 기분 좋게 얻어먹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
그 날 봤던 불꽃놀이는 살면서 봤던 역대 최대의 불꽃놀이가 아니었을까….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게됩니다
다음은 드라마로 유명해진 스위스 이젤발트 여행기가 기다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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